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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자가 웹 서비스 기획하는 법
    창업실무/기획 2019. 11. 22. 00:49

    나도 그렇지만 요즘 학생들은 IT 창업을 많이들 준비하는 것 같다. 제조업에 비해 설비 투자 부담이 적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개발자 팀원을 구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어플, 웹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팀을 많이 봤다.

    (하지만 내 경험상 돈 많이 들어가는 것은 제조업이나 지식서비스나 똑같다.)

     

    나는 개발자 팀원 한 명 없이 IT 창업에 뛰어들었기에 외주 개발사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했다. 보통 나와 같은 경우에는 정부지원금을 통해 외주를 맡길 텐데, 이 과정에서 서비스를 기획하는 법과 내가 겪은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쯤 되면 '외주를 맡기는데 기획을 왜 내가 해?'라는 생각을 가질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외주사에서 내놓은 기획이 분명 우리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주사에서 기획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일단 자체적으로 기획안을 작성해 가는 것이 내가 구상하는 서비스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주사는 우리보다 이 서비스에 애착을 갖고 있지 않다.)

     

    보통 웹 기획을 어떻게 하나 알아보니 기능정의, 와이어프레임 혹은 스토리보드 작성, 더 나아가면 플로우 차트나 프로토타이핑까지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전문 웹 기획자도 아니고 스토리보드만 작성하면 충분할 것 같아서 난 그렇게 했다. 사실 내가 기획한 서비스는 너무 방대한 양이었기에 뭔가를 더 손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럼 철저히 내가 했던 방식으로 기획하는 법을 공유하겠다.

     

     


     

    1단계. 케이스 스터디

    예술가가 된 것 마냥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해서는 안된다. 나는 내 자신이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재수없는 1인이지만 서비스를 기획할 때만큼은 한없이 겸손해졌다. 내 서비스와 관련한 모든 사이트들을 요리조리 뜯어봤다. 내 경우엔 해외 사이트 12개와 국내 사이트 8개를 스터디했는데 이 외에도 사이트마다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우리 서비스와 관련 없는 사이트들도 많이 뜯어봤다. 어느 한 사이트에서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감지되었다며 내 계정을 정지시켰을 정도.

     

    쉬운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메일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이트 중 비밀번호 재설정하는 방법은 보통 3가지로 추려졌는데 이메일로 인증코드를 보내는 방법, 임시 비밀번호를 보내는 방법, 몇 시간만 유효한 링크를 보내는 방법이었다. 나는 이 중 마지막 방법을 선택하여 적용했다.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가져와 참고하면 된다.

     

     

    2단계. 스토리보드 작성

    스토리보드는(화면정의서라고도 불리는 것 같다.) 보통 파워포인트나 파워포인트 플러그인 기능인 파워목업을 통해 많이 들 작성하는 것 같고 와이어프레임 형태로 제작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PPT로 작성한 스토리보드 예시
    와이어프레임 예시

     

    하지만 나는 파워포인트로 작업하지 않았고 무료 프로토타이핑 툴인 카카오 오븐을 사용했다.(그렇다. 처음엔 열정이 넘쳐서 프로토타이핑까지 하려고 했다.)

    https://ovenapp.io/

     

    OvenApp.io

    Oven(오븐)은 HTML5 기반의 무료 웹/앱 프로토타이핑 툴입니다. (카카오 제공)

    ovenapp.io

    무튼 카카오 오븐은 무료이지만 화면에 끌어다 배치할 수 있도록 기본 UI 구성 요소들을 제공하고 버튼에 링크를 걸어 페이지 이동도 보여줄 수 있어 꽤나 강력한 툴이다.

     

    카카오 오븐에서 제공하는 UI 구성요소

     

    나는 화면정의를 하고 상황별로 어떤 플로우로 작동하는지, 콤보박스에 어떤 리스트가 들어가는지, 얼럿은 뭐라고 띄우는지, 마우스 커서를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 글자 수는 몇 자로 제한할 것인지, 가이드 문구는 어떻게 들어가는지, 한 페이지에 콘텐츠를 몇 개를 띄우는지 등 모든 것을 정해서 외주사에 넘겨주었다. 그러고 나니 정말 내가 원하는 서비스가 (거의 다) 개발되었다.

     

    그리고 스토리보드가 나오면 사실 기능정의도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필요하다면 화면 정의에 있는 모든 기능들을 차례차례 쓰면 되긴 하는데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굳이 만들 필요가 있나 싶다.

    기능정의서 예시

     

     

    사실 서비스를 개발할 때는 개인정보보호, 이메일 자동화, 웹로그 분석, 유료 서비스 정책 수립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이것들은 추후에 다뤄보도록 하겠다.

     

     

     

    다시 웹 기획으로 돌아오면,

    나는 스토리보드를 작성할 때 4가지를 계속 염두에 두면서 작업했다.

     

    1. 페이지간 상호작용에서 모순은 없는가

    이건 사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사이트 내에서 발생하는 이벤트가 많을수록 끊임없이 생각하며 기획을 해야한다.

    (내 경우 페이지 수가 90개일 정도로 발생하는 이벤트가 많아 머리가 폭발하는 줄 알았다.)

     

    2. 모든 페이지가 같은 아이덴티티를 갖는가

    내가 브랜딩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는 사람이지만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이용자에게 주는 느낌이 통일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보를 입력받을 때의 가이드 문구, 회원가입이 완료되었을 때 보내지는 이메일, 파비콘 옆 웹사이트 타이틀, 배너에 들어가는 워딩까지 고유한 하나의 브랜드가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했다.

     

    3. 개발 이슈는 없는가

    개발자가 아닌 입장에서 개발 이슈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나는 취미로 파이썬과 자바를 깨작거리며 발가락 정도는 담가본 경험이 있었기에 대충 현실적이지 않은 것은 판단할 수 있었다. 기획이 완성되고 나서 개발 이슈로 인해 수정을 해야 한다면 수십 개의 페이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다시 검토해야 할 수도 있기에 처음부터 개발 이슈를 검토하며 기획을 하는 것이 좋겠다.

     

    4. 이용자의 피로도가 쌓이지 않는가

    이건 사용자 경험의 개념인데 굳이 늘려도 되지 않을 뎁스를 늘리지는 않았는지, 보편적이지 않은 기능에 가이드는 기입했는지, 클릭에 따른 변화를 잘 인지시켜주었는지, 버튼 위치는 적절한 곳에 두었는지 등을 생각하며 기획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면,

    - 개인화 채널 메인에서 프리뷰로 보이는 콘텐츠와 한뎁스 깊게 들어가서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보여지는 콘텐츠가 동일했을 때 메인에서만 보도록 카테고리 하나를 삭제했다.

    - 글자 수 제한이 있는 경우 텍스트 창 내에 가이드를 기입했고, 글을 작성하는 기능에서는 필요한 부분에 한해 예시를 작성해 넣었다.

    - 드롭다운 메뉴에서 마우스 오버하면 폰트 크기가 커져서 클릭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이벤트가 일어났을 경우 얼럿을 띄워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었다.

    - 수정 버튼은 스크롤을 내리는 수고를 덜기 위해 하단보다 상단에 배치했다.

    이정도가 되겠다.

     

    이렇게 많이 고심하면서 기획하면 힘들긴 해도 꽤나 성공적인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외주 개발사에 의뢰해서 돈만 날리고 싶지 않으면 당장 기획에 들어가 보도록 하자.

     


     

    추가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때 약관과 개인정보처리방침 작성이 필수적인데, 이건 변호사한테 의뢰하면 1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된다. 나는 전문가가 작성하는 것이 마음이 놓여서 의뢰를 했는데 여러 사이트 내 약관, 방침을 참고하여 작성한 뒤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창업 지원기관에서 무료 법률 컨설팅을 받을 수는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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